본문 바로가기
자유게시판

한국 개발자가 힘든이유.

by 하센세 2014. 1. 15.

나의 직업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중에 가장 주요한 일은 S/W 개발자를 양성하는 일이다.

장기, 단기, 기업인턴 등 가리지 않고 짧은 시간동안 일할 마인드를 갖춘 개발자를 양성한다.

많은 학생들을 지도하였고 취업전선에 보냈다.


나를 거쳐간 많은 학생들이 행복한 직장생활을 영위한다면 좋겠지만 한국은 산업의 구조상 그런 행복을 영위하기가 힘들다.


첫째, 산업체가 너무 적고 인구가 부족하다. 

S/W업체가 성장하려면 이를 이용하는 회사자체가 많아야 한다. 즉 수요가 많고 사용하고자하는 요구가 높아야 개발이 되어

는데 그 업체가 너무 적다. 

업계에서 S/W 의존도가 가장 높은 산업이 있다면 그것은 금융업일 것이다.  전자금융,결재 등. 은행원 1명을 쓰는것보다  

성과가 높으니 점점 S/W개발에 힘을 쓴다.

이런 산업계의 요구가 전 산업에 걸쳐 높은 수요가 요구되어야 한데 그렇지 못한것이 현실이다.


둘째, 대한민국은 너무나 똑똑한 사람들이 많다.

집중적인 훈련을 시키면 너무나 빨리 성장한다. 그렇게 6개월, 1년 정도면 많이 부족하지만 외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양질의 인재들이 양성된다. 전기/전자 지식과 높은 가용성이 요구되는 시스템프로그래밍이나 임베디드 프로그래밍

은 학생들의 수준이 미달되지만 웹프로그래밍은 1년이면 매우 훌륭한 인재가 된다.

일할 사람은 많고 생각보다 업체에서 요구하는 수준은 돌아만 가면 된다는 마인드가 높아서 개발자들끼리 출혈경쟁이 너무 

심하다.


셋째, 독점시장이 많아 하도급이 성행하고 소프트웨어는 공짜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대한민국의 산업구조는 될만한 놈들을 콕 찍어서 집중적으로 육성해주는 정책을 펼치다 보니 메이저 업체들도 독자 S/W개발

보다는 정부에서 만들어주는 대형과제를 받아 중소업체들에게 하도급을 준다. 


저가 수주를 안하면 시장의 질서가 정상이 될텐데 우리나라의 똑똑한 개발회사, 프리랜서들은 그 가격에 또 일을 해(?)내신다.

얼마나 대단들 하시냐면 1년을 운영하는 프로젝트 수주액이 "0"원이다. 명성을 얻기위해 공짜로 만들어 주겠다는 분들이

계시는데 누가 일을 안 맞기겠는가. (물론 부작용은 당연한 결과로 따라오게 된다.)


또, 무리한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밤낮없이 일하여 일을 해낸다. 정말 직업적으로 훌륭한 자질이지만 썩은 사장/관리자들 

중엔 이를 이용하여 돈벌이를 하고 병든 직원은 퇴직시켜버리는 사례도 너무 많다. 


그렇다고 양질의 S/W개발하여 판매를 하려고 하면 타 업체들은 공짜로 주지 않으면 꿈쩍도 하지않는다. 

안드로이드 폰을 생각해보면 핸드폰은 100만원이 들어도 구매하지만 앱은 공짜로 다운받고 싶은 심정과 동일하다.


그렇다면 해법은 있느냐? 있다.

문제 속에 답이 있다고 해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없는 수요는 만들어 낸다.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거나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요즘 나오는 키워드가 "융합"이다. 남들이 하지 않는 시장을 개척하여 없는 시장을 만드는 것이다. 


둘째. 해외로 나가거나 안하는 것이다.

포화상태인 산업에 그래도 취업이 잘 된다며 이쪽으로 꾸역꾸역 모여든다. 정부도 다른 일자리 정책에 비해 실적이 좋으니

팍팍 밀어준다. 그러나 나중에 선배들과의 단가 싸움안하려면 제대로 받고 일하거나 다른 일을 찾는것이 좋겠다.


(최근 컴퓨터공학관련 학과의 인기가 예전과 달리 이공계 최하위에 가깝다. 안타깝게 이공계 기피현상이 지속되지만

개발자의 인건비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 )


셋째. 타업체를 위한 제품을 만들지 말고 본인의 회사를 위한 S/W를 만들고 그것으로 수익을 얻어라.

남들 좋은일 시켜서 뭐하나? 본인들의 사업을 위한 S/W를 개발하고 계속 갱신하라. (사실 SI가 힘든것이 아니라 SI를 안하고

독자적인 사업으로 수익내기가 힘들기 때문에 차라리 SI라도 하는것 아닌가...)


결론적으로 정부의 정책을 배재하고 오직 개발자 개인의 역량에만 집중해서 결론을 내린다면.

오늘날 정말 많은 사람들이 프로그래밍을 직업으로 살아가고 있고 스타 개발자 또한 있는것이 사실이다.

그런만큼 남들과 똑같은 일과 기술로 승부보기 보다는 긴 시간을 두고 지금 당장 수익이 적더라도 본인만의 독특한 색깔을

가진 기술을 만들어 나가는것이 유리하다.


1년차 개발자 기간이 있어야 2년 3년차 개발자가 된다. 어려운 취업에 일단 문이 낮은 웹분야로 취업을 하더라도 서서히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융합S/W와 같은 독특한 아이템으로 옮겨야만 대한민국에서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개발자가 될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